요약:금융권에서 최고 수준이던 증권사 퇴직연금 수익률이 올해 상반기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빨간불이 켜졌다. 증권업계는 다양한 서비스, 안정적 수익원 확보를 통해 퇴직연금 수익률
11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 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지난 1년 전체 금융권의 퇴직연금 사업자 수익률은 마이너스(-)0.3%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말 2.0%에서 손실로 돌아선 것이다. 업권별로는 ▲손해보험 1.62% ▲생명보험 1.0% ▲은행 -0.31% ▲증권 -1.96%를 기록했다.금융권에서 최고 수준이던 증권사 퇴직연금 수익률이 올해 상반기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빨간불이 켜졌다. 증권업계는 다양한 서비스, 안정적 수익원 확보를 통해 퇴직연금 수익률 방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증권사 퇴직연금 수익률은 증시 부진 여파에 정반대 모습이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증시 상승장에서 증권사 퇴직연금 수익률은 평균 7.32%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2.03%)·생명보험(3.15%)·손해보험(2.22%)과 비교하면 4~5%포인트 높은 수치다.
올해 7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시행되면서 증권사는 퇴직연금 수익률 끌어올리기에 고심하고 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아무런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사전에 정해둔 기본값(디폴트·default)에 따라 퇴직연금이 자동으로 운용되는 제도다.
디폴트옵션이 도입 후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증시 부진 속 퇴직연금 수익률 급감은 증권사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증권사들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리츠, 채권 등을 편입하는 퇴직연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상장 리츠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최대 70%까지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상장 리츠에 투자할 수 있는 DC형 퇴직연금 라인업을 가진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등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장외 채권 직접매매 규모가 2000억원을 넘었다. 지난 5월 DC형과 개인형 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작한 장외채권 직접매매 서비스는 8월18일 기준 매각액 2064억원을 기록했다. 절세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채권투자는 발행 당시 표면이자율을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추후 거래되는 금리가 올라도 그 차이만큼은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고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KB증권은 퇴직연금 모바일 상담 예약 서비스를 오픈하고 퇴직연금 관련 종합 상담 서비스를 강화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퇴직연금 전용 앱을 전면 리뉴얼한 'my연금'앱을 새롭게 출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와 연금 관련 가이드북을 꾸준히 발간하고 있으며, 개인형 연금 계좌 고객을 대상으로 연금 이전 시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의 이벤트도 진행한다. NH투자증권 역시 퇴직연금 및 투자와 관련한 가이드북을 발간하거나 온·오프라인 퇴직연금 강연회도 개최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증권사들은 수익률에 초점을 맞춘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운용 방식은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과 손실 격차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근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증권사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자산재분배 등 역량을 꾸준히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