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올들어 대내외 악재로 증시 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증권사들의 채무보증(우발부채)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중소형 증권사인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증권사
올들어 대내외 악재로 증시 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증권사들의 채무보증(우발부채)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중소형 증권사인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증권사 중 유일하게 우발부채 비중이 1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115.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다올투자증권과 함께 우발부채 비중이 100%를 넘어섰던 하이투자증권은 103.7%에서 91.7%로 감소했다.
우발부채란 현재 채무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가까운 장래에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하면 채무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를 의미한다. 증권사 재무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 Net Capital Ratio) 계산에 필요한 총위험액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통상 증권사 IB(기업금융) 부문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채무보증이 늘어나면 우발부채도 함께 늘어난다. 다올투자증권 영업순수익 중 IB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70%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각각 1194억원, 957억원씩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47.6%, 3.2% 늘어난 수치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회사 측은 실적 향상의 주요 요인으로 강화된 리스크 관리와 우량 딜 발굴을 통한 성장을 꼽았다. 각 영업부문에서도 시장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 수익 방어를 통해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는 설명이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IB 부문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원 확대를 통해 실적향상을 이끌었다”며 “각 영업 부문에서도 시장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수익을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의 우발부채가 '제2의 저축은행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 폭이 커지면 우발부채가 확정채무로 변해 증권사들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저축은행 업계는 2000년대 중후반 부동산 시장 호황에 편승해 수익성이 좋은 PF대출을 확대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를 겪으며 PF대출이 대거 부실화하면서 20여개 저축은행이 2011년 폐쇄되거나 영업정지된 바 있다.
지난 2010년 발생한 저축은행 사태 이후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시장의 큰손으로 성장한 가운데 부동산 경기 둔화에도 부동산 PF 우발부채가 증가하고 있어 위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7개 증권사의 우발부채 규모는 올해 2분기 기준 총 48조34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조7675억원(25.32%) 증가했다. 증권사의 우발부채 규모는 지난 2020년 말 39조311억원을 기록한 뒤 2021년 말 43조199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다올투자증권은 IB부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국내 PF확약건을 중심으로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우발부채가 빠르게 늘어났다”며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가 100%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 1분기까지 다올투자증권과 함께 우발부채 비중이 100%를 넘었던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DGB금융지주에 속한 은행계 증권사라는 점에서 자금 조달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며 “반면 다올투자증권은 최악의 경우 나홀로 버티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향후 우발부채 비중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다올투자증권은 상반기 임원 회의를 통해 전사적 긴축경영기조를 밝힌 상태다. 부동산 시장 위축과 금리 상승으로 하반기 PF 부문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IB 딜 심사과정에서 영업부서를 비롯해 리스크 심사역, 리스크 심사위원 등 3단계를 거치게 하는 등 리스크 관리 고삐도 바짝 죌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