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부실화에 따른 증권사 유동성 경색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연말까지 도래하는 만기 규모가 34조원에 달하는 가운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부실화에 따른 증권사 유동성 경색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연말까지 도래하는 만기 규모가 34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차환 발행 실패 시 매입약정에 따라 증권사가 떠안아야 할 물량이 늘어나면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PF-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의 규모는 약 34조원으로 집계됐다.
PF-ABCP는 부동산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위해 시행사가 약정한 대출채권을 특수목적회사(SPC)에 양도하고, SPC는 이를 담보로 발행한 기업어음을 말한다. 이는 금융기관이 아닌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증권사는 이를 통해 부동산 시행사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CP나 ABSTB를 발행해 신용보강(매입보장, 매입확약)을 하고 이자 수익을 받아왔다. 지난 몇 년 간 부동산 호황기로 증권사들은 부동산PF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했고 PF 사업은 증권사의 수익을 견인하는 효자노릇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맞으면서 건설사와 SPC가 투자금을 투자자들한테 지금하지 않으면서 부동산 개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금융시장이 경색되자 단기유동화증권에 투자할 투자자를 찾지 못해 대부분의 단기유동화증권을 증권사가 떠안는 형국이다.
통상 단기유동화증권은 상환기간이 되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 상환 기간을 연장하는데 레고랜드 사태가 불거지면서 금리를 높게 제시해도 PF 채권을 외면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차환이 막히면 증권사들은 자체 자금으로 해당 채권을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자체 자금으로 충당할 여력이 없는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단기 자금 경색으로 유동성 경색에 직면할 위험도 커진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자금 중개 쪽에선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사태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는 얘기도 한다”며 “단기금융 시장 금리가 크게 뛰면 차환 발행해야 하는 PF-ABCP를 매입약정에 따라 증권사가 모두 떠안아 인수하는데, 물량이 워낙 많아 단기 유동성을 계속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오는 11월까지 증권사가 신용보강을 제공한 PF 단기유동화증권 차환 발행 규모는 10조원을 뛰어넘는다. 이달 18일 이후 2주 동안 차환 발행해야 하는 유동화증권 규모만 3조원이 넘는 규모다.
홍성기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아직까지는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으로 차환발행 물량이 소화되고 있다”면서도 “이 같은 현상이 더 지속될 경우 차환 발행 중단에 의한 건설사, 증권사의 신용위험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유동화시장에 유례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책당국의 조속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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