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종목 집중탐구 "테슬라 (NASDAQ:TSLA) 지겨우면 현대차 (KS:005380) 바꿔볼 만…EV 매력적" '바이 아메리카' 정책과 경기둔화 여파는 우려돼도 제네시스 등 고가차
종목 집중탐구
“테슬라 (NASDAQ:TSLA) 지겨우면 현대차 (KS:005380) 바꿔볼 만…EV 매력적”
'바이 아메리카' 정책과 경기둔화 여파는 우려돼도
제네시스 등 고가차 라인업으로 실적방어 전망 최근 증권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유망해 보이는 종목을 꼽아달라'고 물으면 상당수가 현대차를 꼽습니다. 실제 한국경제신문이 이번 달 초까지 진행한 펀드매니저 서베이에서도 펀드매니저 100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동안 시장을 주도할 업종으로 자동차를 꼽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반도체 공급부족(쇼티지)이 해결됐다는 이유로 현대차를 꼽지 않습니다. 대부분 현대차에 성장이 붙었다는 것을 이유로 듭니다.
증권가에서 현대차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현대차에는 아킬레스건이 없을까요? 현대차의 전망과 리스크를 한경PRO가 짚어봤습니다. 현대차, 테슬라의 유일한 대체재?현대차는 지난 2분기 전 세계에서 97만6000대(도매 기준)를 팔았습니다. 전년 대비로 5.33% 줄어든 규모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권역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63%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주목할 점은 미국 등 북미권역 판매가 같은 기간 6% 늘었다는 겁니다.
북미권을 중심으로 전기차(EV)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시장 조사 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올 상반기 66개국에서 현대차그룹이 생산한 전기차는 총 16만9000대 팔렸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규모입니다. 1위 테슬라(56만4000대), 2위 BYD(32만4000대), 3위 상하이자동차(31만대), 4위 폭스바겐(21만7000대)에 이은 5위입니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기간 '아이오닉 Q5'와 'EV6'를 미국에서만 1만3000대 팔았습니다. 도요타의 주력 하이브리드자동차 프리우스 판매량(1만5000대)에 필적하는 수준입니다. 미국에서는 현대차가 특히 아이오닉5(사진)를 기점으로 브랜드를 재규정(리브랜딩)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 나옵니다. 유명 IT 유튜버 마르케스 브라운리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현대차는 미국에서 가성비가 좋은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아이오닉5는 초현대적이고 쿨(cool)한,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인상을 준다”며 “기성 자동차 브랜드들이 새로 EV를 내놓으면서 리브랜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성능도 뒤처지지 않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MP는 18분 만에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지원합니다. 충전 인프라가 여기저기 깔려있지 않아도 충분히 달릴 수 있는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극한의 사계절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개발한 브랜드라 그런지 더운 지역에서든 추운 지역에서든 연비가 좋은 것도 장점입니다. 황경재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연구위원은 “현대차는 열관리, 고속 충전 기능 차원에서 선도 중”이라며 “테슬라 다음으로 현대차가 전기차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쟁력은 인센티브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평균 인센티브는 623달러로 전년 대비 71% 낮은 수준입니다. 그만큼 덜 깎아주는데도 사는 사람이 많단 뜻입니다. 다른 완성차 업체와 비교했을 때도 현대차의 인센티브 하락 폭은 큰 편입니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7월 기준 현대차의 인센티브는 전년 대비 69.8% 하락했는데, 이는 산업 평균(-53.7%)보다도 큰 폭으로 떨어진 겁니다. 다른 완성차 업체를 보면 GM(-50.1%), 포드(-65.1%), 도요타(-55.9%)에 비해서도 인센티브가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탭니다.
시장에선 현대차가 이미지 탈바꿈에 성능까지 받쳐주다 보니 글로벌 수요가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펀드매니저는 “남자들한테 자동차는 비싼 장난감이라 한 차를 오래 타면 싫증 나기 마련이고 특히 테슬라 사용자는 고소득자인데 테슬라가 워낙 디자인이 안 바뀌다 보니 지겨울 수 있다”며 “현대차의 전기차는 그런 사용자들에게 가격과 디자인, 충전 기능 등에서 훌륭한 대체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기대감에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27.8%(보통주·12일 기준)로, 지난 3월 26.3%를 기점으로 서서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바이아메리카' 정책과 경기둔화는 우려 요소물론 우려 요소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첫째로 꼽히는 건 미국의 노골적인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입니다. 최근 미국 상원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법)이 통과된 게 대표적입니다. 내년부턴 보조금 혜택 대상이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전기차에 한정됩니다. 또 전기차 회사당 20만대까지만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한도도 풀립니다. 현대차는 전기차를 전량 한국에서 제조·수출하기 때문에 이 혜택을 볼 수가 없습니다. 당장 내년부터 미국 완성차 업체에 가격경쟁으로 밀리게 되는 셈입니다. 물론 현대차는 오는 10월부터 GV70 전기차를 미국에서 생산할 예정이지만 만회하기는 충분치 않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경기둔화 역시 발목을 잡는 요소입니다. 큰돈을 들여야 하는 자동차 교체 수요가 경기둔화로 인해 축소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다만 시장에선 저가 차의 경우 경기둔화 우려를 피해 갈 수 없겠지만, 고가차를 중심으로 실적 방어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황경재 연구위원은 “경기둔화 우려가 크지만, 제네시스 등 고가차의 경우 명품과 같은 포지션으로 불경기일수록 판매가 견조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