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원/달러 환율이 1310원대에서 움직이면서 하락세를 보인다. 14일 서울 유가증권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보다 6.30원(0.48%) 내린 1312.70원에 거래 중이다. 원
원/달러 환율이 1310원대에서 움직이면서 하락세를 보인다. 14일 서울 유가증권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보다 6.30원(0.48%) 내린 1312.70원에 거래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60원 가까이 급락하며 3개월 만에 달러당 1310원대로 돌아갔다. 지난달 1439.8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한달 새 100원 넘게 내려간 것이다. 이날 하루 변동 폭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64.8원 급등했던 2008년 11월6일 이후 14년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하락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대비 7.7% 상승해 예상치인 7.9% 상승을 밑돌았다. 지난 9월 기록한 8.2%보다 내린 기록이다.
물가상승률이 7%대로 떨어진 건 지난 2월(7.9%) 이후 처음이다. 상승률은 올 1월 기록한 7.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금리 선물시장에선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CPI 발표 전날 57%였으나 이날 80% 이상으로 올랐다. 반면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전날 43%대에서 19%대로 떨어졌다.
미국 연준의 고강도 긴축은 원/달러 환율을 치솟게 한 배경이다. 연준 위원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점도표를 통해 내년 말 금리 수준을 4.6%로 제시한 바 있다.
환헤지 비율 상향조정… 원/달러 하락세 안심하기 이르나
관심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아래로 내려올지다. 외환시장에선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원화가 추가 절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오른 것은 지난 6월24일이다. S&P글로벌이 발표한 미국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4로 시장 예상치(56.0)를 밑돌면서 경기지표가 하락세를 그린 것이다.
정부는 공적기관 투자자의 기존 해외자산에 대한 환헤지 비율을 확대하는 등 원/달러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환헤지 비율 상향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약 10% 포인트 안팎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환헤지 비율을 10% 포인트 상향 조정하면 외환시장에는 330억달러 안팎이 나오는 구조다. 다른 기관의 상향 조정까지 고려하면 약 400억 달러가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주요 공적기관 투자자의 기존 해외자산에 대한 환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해외투자 계획을 조정하는 등을 주무부처를 통해 관련 기관에 요청할 계획”이라며 추가 외환수급 대책을 언급한 것도 환율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일각에선 연준의 금리인상 폭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안심하긴 이르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달 14일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확률은 80.6%에 달한다.
연준이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경우 연말 한·미 간 금리 격차는 1.5% 포인트까지 치솟을 수 있다.
김유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CPI 발표 이후 자산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짐에 따라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강달러의 추세를 전환하는 것은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이 아닌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료 가능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