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올해 3분기까지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서 거둔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관련 이자수익이 1조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빚을 내 투자한 개인
올해 3분기까지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서 거둔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관련 이자수익이 1조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빚을 내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증권사들은 고금리 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29개 증권사가 개인투자자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1조24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증시가 활황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2% 줄어드는 데 그친 수준이다. 투자자들의 빚투 규모는 지난해와 달리 감소했지만, 높은 금리 효과로 증권사 이자수익은 선방한 셈이다. 금리가 높을수록 증권사 이자수익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규모는 감소했다. 올해 일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상반기 21조7002억원에 달했으나 3분기 18조6988억원으로 줄었다.
올들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4·5·7·8·10월에 이어 이달까지 사상 처음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현재 일부 증권사에선 연체 신용거래에 최고 13%에 육박하는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신용융자(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주식 매수 자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들은 빌려준 대금에 대한 일정 이자를 받는다.
올해 기준 금리 인상이 계속되자 대부분의 증권사는 신용공여 이자율을 잇달아 올렸다. 대출 기간이나 계좌 등급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 6~8% 사이에 머물던 이자율은 최대 10%대까지 올랐다.
다만 금리인상기 금융권에서 연 5%대 고금리 예금상품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여전히 증권사 예탁금이용료율은 0%대에 머물러 있다. 이와 관련해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의 '이자 장사'가 과도하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예탁금이용료는 고객이 증권사 계좌에 예치한 예탁금을 이용하는 대신 증권사가 지급하는 일종의 사용료다. 증권사는 관련법에 따라 증권금융에 고객 예탁금을 예치하고 이를 수시로 입출 하며 신용공여 대금·인건비·전산비 등으로 사용한다. 지급 시기는 증권사별로 다르지만 통상 연 4회 지급된다.
이와 관련해 증권사 관계자는 “예탁금 이자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가는데 시장 금리 안에 리스크 비용이 포함돼 있다”며 “증권금융에 예치한 예탁금은 수시로 입출금 할 수 있어 증권금융에서 증권사에 주는 이자가 높지 않다”며 “높은 금리를 기대하는 고객의 경우 CMA(종합자산관리계좌)나 RP(환매조건부채권) 등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