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올해 전체 증권사의 채무보증(우발부채)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냈다. 대내외 악재로 증시 환경이 악화된 영향이다. 증권사들은 자본성증권 발행에 나서는 등 자산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10일 한국신용평가 증권업 데이터 패키지에 따르면 3분기 증권사 27곳의 우발부채 규모는 45조12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조6161억원과 비교해 11.09% 증가한 수준이다.올해 전체 증권사의 채무보증(우발부채)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냈다. 대내외 악재로 증시 환경이 악화된 영향이다. 증권사들은 자본성증권 발행에 나서는 등 자산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우발부채는 현재 채무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가까운 장래에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하면 채무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를 의미한다. 통상 증권사 기업금융(IB) 부문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이 늘어나면 우발부채도 증가한다.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3분기 59.4%에서 1년새 88.4%까지 늘었고 KB증권도 76.4%에서 81.4%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도 18.1%에서 26.6%로 늘었다.
중소형사 중에서는 케이프증권의 가파른 우발부채 증가폭이 눈에 띈다. 케이프증권의 우발부채는 올해 3분기 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100억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도 4.1%에서 34.8%로 급증했다.
반면 메리츠증권(96.0?93.4%), 하나증권(82.2?65.3%), 삼성증권(76.7?62.4%), NH투자증권(42.7?40.4%)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우발부채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세 자릿수의 높은 우발채무 비율을 기록했던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3분기 109.4%에서 올해 3분기 95.4%로 내려왔다. 하이투자증권은 2020년과 2021년 4분기 각각 136.8%, 124.2%로 우발부채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3월 하이투자증권은 2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발행한 영구채는 모회사 DGB금융지주가 인수하면서 자기자본 규모는 1조3500억원대까지 불어났다. DGB금융지주의 자금 지원으로 PF 리스크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자본성증권은 회계기준 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으로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이 이에 속한다. 유상증자를 거치지 않고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우발채무 전체 규모가 줄어들면서 부동산 PF 관련 수익이 많이 증가 했다”며 “특정 사업 또는 지역에 편중 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했고 적극적 셀다운(인수 후 재판매)과 자본성증권 발행 등을 통해 전체 우발채무 비율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건전성을 충족해야 하는 증권사의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황 부진으로 부동산PF 등 위험액 규모가 늘어나면서 증권사 자본 비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앞서 증권사 평균 대비 우발부채 비율이 높은 메리츠증권도 지난 6월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 모두 부동산 PF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는 만큼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이 높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일부 증권사들의 우발부채 증가를 주시하고 있다.
노재웅 한신평 금융·구조화평가본부 금융2실장은 “일부 증권사의 우발부채 현실화로 향후 자산건전성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특히 신용등급 A2+ 이하 증권사의 경우 실질 자산건전성 저하가 뚜렷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자산 건전성 하락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