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증시 침체로 인해 증권 업황의 실적 부진이 뚜렷해지면서 지난해부터 여의도 증권가에 인력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 가운데 15년이 넘도록 인위적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는 교보증
증시 침체로 인해 증권 업황의 실적 부진이 뚜렷해지면서 지난해부터 여의도 증권가에 인력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 가운데 15년이 넘도록 인위적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는 교보증권의 경영전략이 눈길을 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2008년 김해준 사장 취임 이후 박봉권·이석기 각자대표 체제를 꾸린 현재까지 인위적 구조조정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이 불황일 때도 점포당 인력을 늘리고 지점과 IB(투자은행) 간 연계 영업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했다. 지난 2013년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던 시기에도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으며 주목받은 바 있다.
국내 다수 증권사나 금융사가 주식시장이 어려울 때 '감축'에 힘을 기울인 것과 달리 교보증권은 직원들이 갖는 안정감을 회사 성장의 큰 동력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없다는 것은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나 충성도 역시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2013년 이후 구조조정 없는 경영활동 속에서도 꾸준한 실적 성장을 기록하며 2015년 3·4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하기도 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도 구조조정 계획은 없는 상태이며 인위적 구조조정으로 좋은 인재를 놓치는 것보다는 다른 곳에서 비용 감축을 통해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장기적인 경영 성과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재무 상태가 안정적인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을 최소화하면 단기적으로 경쟁력 우위를 가질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시가 통상 짧은 시간에 변동성이 큰 만큼 구조조정을 실시한 증권사와 달리 단기간 업황 개선 시 특정 분야에서 우수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어 오히려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과거 우수 인재들이 대규모 퇴직금 등 각종 보상을 받고 퇴직한 뒤 이직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며 “특정 분야의 인력을 줄인 후 경쟁력이 약화되자 다시 채용을 실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말 KB증권이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했고 그보다 앞서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았다. 최근엔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도 희망퇴직 신청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 침체와 업황 부진 등으로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각 증권사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지점 축소, 통폐합, 인력 구조조정, 인건비 절감계획 등 여러 가지 자구책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수익성 악화 전망이 여전한 가운데 가장 손쉬운 비용감축 방법으로는 판관비(판매관리비) 축소가 꼽힌다. 판관비는 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다. 급여, 복리후생비, 광고비 등 모든 영업비용을 포함한다. 이 중 인건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업계 불황 시 인력 구조조정 이슈는 매번 등장한다.
실제 증권사 매출액 중 1인당 들어가는 인건비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24개 증권사 1인 평균 인건비는 1억원에 달했다. 1인당 인건비 1억원을 넘긴 증권사도 7곳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의 계속된 실적 악화로 구조조정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가운데 판관비 감소를 위한 인건비 감축은 불가피한 조치인 셈이다.
머니S에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