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ECB본부건물. 출처=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이하 ECB)은 2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로 0.5%포인트(이하 p) 인상했다. 아울러 수신금리와
유럽중앙은행(이하 ECB)은 2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로 0.5%포인트(이하 p) 인상했다. 아울러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2.5%와 3.25%로 0.5%p씩 올리기로 했다. 특히 ECB는 기준금리를 내달에도 0.5%p 인상하겠다며 '빅스텝' 유지를 예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정상화 속도를 완화했지만, ECB는 직전 회의 때 결정된 속도를 유지한 것이다.
ECB는 통화정책방향에서 “기준금리는 중기물가목표치인 2%로 적기에 복귀하기 위해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이 될 때까지 꾸준한 속도로 상당한 수준 인상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한다”며 “물가상승 압박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위원회는 내달 예정된 다음 회의 때도 0.5%P 인상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후 적절한 통화정책 경로는 다음 회의에서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제 여러분은 다음 달 이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 정점에 도달했다는 것인지 묻겠지만, 그것은 거듭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며 “우리는 갈 길이 멀었고, 우린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유럽 경제는 기대보다 회복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앞으로 다가올 여러 분기에 걸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는 기준금리를 제한적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수요를 약화함은 물론 기대 물가상승률이 지속해서 상승할 위험을 방지해 시간이 지나면 물가 상승세를 억제할 것으로 내다봤다. ECB는 지난해 7월 11년 만에 첫 빅스텝 감행에 이어, 지난해 9월과 10월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을 단행했고, 이후 빅스텝을 두 차례 연속 이어가면서 5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8.5%(속보치) 뛰어 지난해 10월 전년 같은 달 대비 10.6%를 정점으로 상승 폭이 석 달 연속 둔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ECB는 내달부터 자산매입프로그램(APP) 만기채권 원금에 대한 전액 재투자를 중단하고, 2분기 말까지 매달 평균 150억 유로씩 투자 축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남은 재투자액은 APP와 공공부문 매입프로그램(PSPP) 간에 관할지역별 국가별, 범국가별로 비중에 따라 배분될 예정이다. 유로화 표기 회사채의 경우 기후변화 대응 성과에 따라 재투자가 집중된다.
추후 자산축소 속도는 시간을 두고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수년간 양적완화를 위해 ECB가 사들인 자산규모는 8조5천억 유로(1경1천426조원)다. APP와 시중은행들에 자금을 3년간 초저금리로 빌려주는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으로 사들인 채권 규모만 5조 유로(6천715조원) 상당에 달한다.
아울러 이날 영국 역시 기준금리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4.0%로 0.5%p 올리며 10회 연속 인상 기록을 세웠다.
금융시장에서는 ECB의 이번 행보를 금리 정상화 기조를 예상보다 빠르게 종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지만, 3명의 통화정책위원은 적어도 5월에 한 차례 더 0.25%P나 0.5%P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글로벌 거시경제부문장은 “ECB는 내달 이후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속도를 낮출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부분의 영향이 나타난 듯 장기채의 지표물인 독일 국채 10년물은 금리는 ECB의 발표 이후 2.14%로 0.15%P 하락했다.
BOE도 금리 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BOE는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었을 수 있다”며 “필요하면 금리를 강하게 계속 올리겠다”는 문구를 없앴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영국 경제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연 4.25%에서 멈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