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2024년 7월 19일, 국내 첫 가상자산 규제법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됐다. 이용자 예치금은 은행이 보관·관리하고,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부당이득 규모에 따라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제재 체계가 도입됐다. 금융당국은 법 시행과 함께 이상거래 상시감시 가이드라인과 거래지원 모범사례 등 하위 규정을 정비했으나, 법 자체는 기본 사항만 규정해 개별 규제는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2024년 7월 19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규율하는 첫 번째 법률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정식 시행됐다. 2023년 7월 18일 국회 제정 이후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발효된 이 법은 이용자 예치금의 은행 보관 의무화,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금융당국의 감독·제재 권한 등을 핵심 골자로 한다.
금융위원회는 법 시행에 앞서 시행령을 6월 2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고, 감독규정 및 조사업무규정은 7월 10일 금융위 의결을 거쳐 확정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2월부터 가상자산사업자에 시행 준비 로드맵을 제공하고 현장 컨설팅을 진행했으며, 6월부터는 규제 시범 적용을 통해 당국과 사업자 양측의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국회에 계류 중이던 가상자산 관련 법률안 19건을 이용자 보호라는 필수 사항 중심으로 통합·조정해 마련됐다. 2021년 3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으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와 트래블룰 등 자금세탁방지 장치가 도입됐지만,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적극 대응하고 이용자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현재 국내에서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된 업체는 업비트 등 37개사이며, 이 중 은행과 예치금 관리 계약을 체결한 거래소는 업비트(케이뱅크), 빗썸(NH농협), 코인원(카카오뱅크), 코빗(신한은행), 코팍스(전북은행) 등 5곳이다. 다만 이번 법은 기본적인 내용만 규정하고 있어, 가상자산 발행자 및 사업자 유형별 규제, 상장 및 거래행위 관련 규정 등 개별 사항은 아직 미비한 상태다.
법 시행으로 이용자 예치금은 공신력 있는 관리기관인 은행이 보관·관리하게 된다. 가상자산사업자는 이용자에게 예치금 이자 성격의 예치금이용료를 지급해야 하며, 거래소가 파산·해산·사업자신고 말소 등의 상황에 처하더라도 이용자는 은행으로부터 예치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가상자산 보관 측면에서도 사업자는 자신의 가상자산과 이용자의 가상자산을 분리해 보관하고, 이용자 가상자산과 동종·동량의 가상자산을 실질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이용자 가상자산에 대한 임의적 입출금 차단도 금지된다. 해킹이나 전산장애 등 사고에 대비해 보험 가입 또는 준비금 적립이 의무화됐으며, 법 시행에 맞춰 관련 의무보험 상품도 출시됐다. 아울러 가상자산사업자는 거래기록을 거래관계 종료 시점부터 15년간 보존해야 한다.
법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행위, 부정거래행위를 가상자산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한 제재 체계를 도입했다. 형사처벌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부당이득의 3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이 기본이며, 부당이득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징역, 50억원 이상이면 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이는 자본시장법 제443조의 유가증권 시장 불공정거래 처벌과 유사한 수준이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부당이득의 2배에 상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되며, 부당이득 산정이 곤란한 경우 4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불공정거래행위로 취득한 재산은 몰수하거나 추징할 수 있고, 법인이나 개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한 상당한 주의·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벌규정이 적용된다. 그 밖의 법률상 의무 위반자에게는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사업자를 대상으로 이용자 보호의무 준수 여부 등을 검사할 권한을 가지며, 금융위원회는 검사 결과에 따라 시정명령,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 정지, 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할 수 있다. 한국은행도 통화신용정책 수행, 금융안정 및 지급결제제도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경우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가상자산거래소는 이상거래를 상시감시하고 불공정거래행위로 의심되는 사례를 금융당국에 통보해야 한다. 금융감독원과 가상자산거래소는 시장감시체계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7월 5일 '이상거래 상시감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또한 가상자산거래소 20개사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자율규제의 일환으로 '가상자산 거래지원 모범사례'를 마련해 법과 함께 시행한다. 이 모범사례에는 거래지원 심사 시 거래소가 공동으로 준수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과 함께, 가상자산 백서 원문 및 주요 내용에 대한 한글 자료 등 이용자에게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포함됐다.
금융위원회는 이 법이 가상자산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용자는 가상자산의 높은 위험성과 변동성을 고려해 스스로 정보를 수집·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특히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되지 않은 미확인 사업자를 통한 거래나 개인 간 거래(P2P) 등 장외거래는 적정한 시장감시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 가능성이 크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및 투자사기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며, 불공정거래 의심 사례를 발견하면 즉시 제보할 것을 당부했다.